얼마 전 익명의☆산타로부터 받았던 편지입니다. 이 편지에서 알 수 있듯이 지란지교패밀리에게 새로운 사옥은 단순히 건물의 개념을 넘어서 마치 또 하나의 집과 같은 공간입니다. 차가운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닌 사람의 온도와 가장 근접한 온도라는 따뜻한 공간이라는 의미의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JIRAN 37이라는 공간 안에서 시간을 보낸지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JIRAN 37은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처럼 계속해서 변화해 왔고 그 변화는 그 안에서 생활하는 지란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맞춰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그럼, 오늘은 JIRAN 37사옥을 처음부터 준비하고 또 하나의 집이라는 공간으로 가꿔오신 지란지교소프트 이수근 대표님을 만나 JIRAN 37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수근 대표님. 이미 많은 지란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으시지만, 오디오방 구독자들을 위해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란지교소프트 홀딩스부문 대표이사 이수근 입니다.
2016년 지란지교에 발을 들여놓고, 2017년 부터 오치영 CDO님의 뒤를 이어 2대 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나모인터랙티브에 근무 했었고, 지란지교패밀리와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깊답니다. 아, 그리고 윤두식대표님, 조원희대표님, 오진연대표님 등 1세대 임원들과는 친한 친구처럼 교류를 하고 있었답니다.
이수근 대표님 = JIRAN 37(판교 사옥)로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판교에 신사옥을 짓게 된 이유와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2017년에 홀딩스 대표로 취임 후 리스트 업 한 패밀리 전체를 위한 프로젝트 중 지란지교 사옥, 지란지교패밀리의 집을 짓는 것은 그중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 과제였습니다.
과거, 지란지교패밀리는 대치동 신사 S&G 빌딩에서 매우 오래 있었습니다. 처음엔 건물의 일부만 임대해서 사용을 하고 있었지만, 사옥 이전 직전의 건물 층별 안내도만 보면 지란지교 빌딩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건물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치에 따른 높은 임대비도 부담이었고, 그에 비해 낡은 건물과 시설은 지란인들에게 미안한 점으로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지란지교스러운 지란지교패밀리의 집을 짓는 것을 중요한 우선순위로 결정하고 실행 하였습니다. 사옥 부지를 물색했고, 지금의 자리를 분양 받기 위한 슈어소프트와의 컨소시움 설립부터, 설계, 시공, 입주 등의 과정이 지나갔습니다.
JIRAN37 건축 시 가장 주안점은, “또 하나의 집”의 구현 이였습니다.
누구나 집이 세상에서 가장 편하지요. 그렇지만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머무는 공간은 회사입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어쩔 수 없이 머무는 공간이 아닌, 머무는 동안 따스하고 행복하고 유쾌한 그리고 지란지교스러운 공간이라 더욱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떻게 하면 지란인들이 더욱 만족하는 공간이 될까 고민한 결과, 지금의 JIRAN37이라는 온기가 있는 따스한 공간에서 지란인들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판교 사옥으로 이전하고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대표님이 느끼시기에 지난 1년 동안 지란지교패밀리에게 어떤 변화(조직의 문화, 업무수행 방식, 팀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있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러게요. 2023년 추운 2월의 초에 셔틀버스와 통근버스가 건물 앞에 도착을 하고, 거기서 지란인들이 내리는 첫 출근의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도 감격스러운 광경에 남들 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훌쩍 넘어 갔습니다.
제가 느끼는 변화는, 지란인들이 서로 교차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설계 시 공간 구성을 할 때, JIRAN 37에 생활하는 동안 다양한 이유로 지란인들이 쉼없이 교차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교차는 교류가 되고 협업이 되고 사람사는 따스한 공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1층의 농구장, 로비계단, 소파 및 테이블, 3층의 식당과 카페가, 4층 정원이 그리고 12층의 공간들이 보다 많은 지란인들의 교차를 만들어 내는 공간으로 설계된 것입니다. 다행히 지란인들의 호기심과 그를 충족시켜주는 공간들이 잘 어울려져 설계의 목적이 이뤄졌다고 생각 합니다.
이러한 지란인들의 교류와 만남이 많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간을 기획하고 꾸며갈 것입니다.
사옥 이전 이후 지란인들과 방문객들의 피드백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감사합니다.”
“사옥 예뻐요”
등의 지란인들의 격려와 인사 그리고
“지란지교 사옥 답습니다.”
“싸게 잘 지었네요”
등의 방문객들의 인사가 저에게는 가장 인상 깊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 머릿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보통의 머릿돌엔 건축주나 회장님 이름이 적히는 것과는 달리 JIRAN 37의 머릿돌에는 건축에 함께한 분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정 기간 이상 건축에 참여한 모든 분을 직책과 직급, 소속 구분없이 성함의 가나다 순으로 기록하였습니다.
JIRAN 37의 머릿돌을 발견하고 나서는..
인테리어 업체 대리님은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고 연락이 오고,
건설사 비정규직분은 부모님 모시고 JIRAN 37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피드백들은 건축 현장을 거닐며 건축화가 닳도록 노력한 피로를 봄눈 녹듯이 녹아내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는 “사옥이 점점 더 멋있어져요” 라는 피드백을 듣기 위해 더 멋진 공간 기획 및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란인 여러분, JIRAN 37 공간에 대한 제안과 의견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올해로 지란지교패밀리가 30주년을 맞이합니다. 지금까지의 30년을 넘어 앞으로 30년을 바라보며 JIRAN 37이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소개해 주세요.
JIRAN 37을 건축하며 제 머리엔 2가지 요소가 가장 굵은 글씨로 있었습니다.
원가 절감과 공간 디테일.
각 공간을 디테일 하게 꾸미되 원가는 절감.. 사실 이 둘은 상반되는 개념이죠…ㅎㅎ
그 중 좀 더 볼드체인 원가 절감으로 결정이 이뤄진 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디테일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JIRAN 37은 공간에 이용자들을 위한 디테일을 가미하여, 사용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기획과 실행이 많이 이뤄질 것입니다.
이는 입주 후 지난 1년 동안의 누적 사용과 피드백을 기초하여, 보다 높은 효용성을 위한 공간 업그레이드와 문화적 요소를 공간에 보다 많이 가미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이미 완성된 JIRAN 37이 아니라, 계속 몸에 맞춰지는 양복처럼 지란인에게 맞춰 변화하는 기분 좋은 JIRAN 37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JIRAN 37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휴우.. 이 질문은 제게는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
인피니티 타워의 구조, 철근, 자갈, 나무, 전등, 바닥재…어느 것 하나 관여하지 않은 곳이 없네요. 심지어 건물 옥상의 태양열 판넬 설치 정확도를 검사하러 70미터 타워크레인에도 올라 갔었습니다. ㅎㅎ 그리곤 등과 양쪽팔 근육통으로 고생을 했지요..
그래도 꼽는다면, 먼저 1층 로비의 농구장 입니다.
로비 농구장은 매우 신선하고 유니크한 기획이였습니다. 사옥 설계를 하며 정말 많은 국내외 회사 건물을 방문하고 연구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 1층 로비가 그냥 휭하니 있는 것이 저는 늘 아쉬웠습니다. 이에 농구장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고 지란인들이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란인들 뿐 아니라 제2판교 내 다른 회사에서도 농구장 대관 요청이 오며, 신문에 날 정도로 인기 있고 특색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현장]”회사 로비가 농구코트?” 지란지교 새둥지 인피니티타워 가보니” – 뉴시스
그 다음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공간은, 북측에서 바라본 건물의 중앙 계단 입니다.
이곳은 제3판교 까지 개발된 미래를 고려한 설계와 디자인을 갖고있는 공간입니다. 1~4층을 관통하는 투명한 유리 안으로 보이는,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한 계단은 여기를 오르내리는 지란인들의 꿈과 포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공간입니다. 저는 이 공간이 JIRAN 37을 대표하는 멋진 공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재는 북쪽의 도로와 대지 공사로 인해 이 계단이 가려져 있지만, 나중에 북측의 도로가 열리면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밤이 되어 어스름한 어둠이 내렸을때 거대한 라이트세이버처럼 조명이 환한 이 계단은 더욱 아름답게 빛날 것입니다.
오디오방 고정 질문입니다. 꿈과 비전에 대해서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본인의 확고한 꿈을 알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물질주의자이므로ㅎㅎ) 막연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수명도 긴 다리나 터널, 건물 등의 시설물을 만들고 싶다 라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게는, 언젠가 내 집은 내가 지어서, 집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닌 나에게 맞는 집에서 사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란지교에서 저의 이 꿈이 실현 되었습니다.
덕업일치라고 하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나 꿈이 일과 일치되었다는 점에서 저는 매우 행복한 직장인 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1차로 완성된 JIRAN 37을 보다 완성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저의 남은 꿈 입니다.
회사일과 개인의 꿈이 다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는 같을 수도 있습니다.
지란인 여러분도 지금하고 있는 업무가 본인의 꿈으로 다가가는 계단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심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럼 우리 모두 멋.지.게.